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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 발 들인 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젊은이들의 강렬한 초상. 잇달아 터지는 유머와 비극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줄까? 기억해 줄까? 내가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그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들을 아슬아슬하게 그려냈다." -조디 피콜트, 베스트셀러[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작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16살 헤이즐 그레이스 랭카스터는 갑상선 암이 폐로 전이되어 원통형의 초록색 산소 탱크와 반투명한 캐뉼러 튜브로 산소를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한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서포트 그룹은 초 우울한 집회로 암으로 인한 질병의 여러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그리고 헤이즐은 이 모임 참가를 굉장히 싫어한다.

 

 

평소와 같은 수요일, 헤이즐은 서포트 그룹 모임을 참석하지 않기 위해 엄마를 설득했지만 엄마의 고집은 꺾이지 않고 결국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그날 서포트 그룹 모임에서 키가 크고 늘씬한 근육질인 어거스터스 워터스를 만나게 된다. 어거스터스는 17살로 일 년 반 전에 골육종을 조금 앓았었고 그로 인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하고 다녔다. 둘은 첫날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서로 좋아하는 소설을 함께 공유하고, 자신의 생각을 서로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게 된다.

 

 

헤이즐이 좋아하고 어거스터스에게 추천한 소설[장엄한 고뇌]은 안나라는 이름의 여자애와, 정원사 일을 하고 튤립에 집착하는 그 애의 한쪽 눈이 없는 엄마가 중부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중산층보다 조금 낮은 수준의 삶을 살다가 안나가 드문 혈액암에 걸리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에서 안나는 치료를 하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그 와중에 안나의 엄마는 '네덜란드 튤립 맨'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 튤립 상인과 사랑에 빠진다. [장엄한 고뇌]의 마지막 부분은 안나의 엄마와 네델란드 튤립만이 결혼을 앞두고 있고, 안나가 개밀과 소량의 비소를 투약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막 받으려고 할 때 책은 갑자기 '그런'하고 문장 중간에 끝나 버린다.

 

 

헤이즐은 이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안나가 죽었더라도 남아있는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항상 궁금해 왔었다. 그리고 어거스터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준 이후로 둘은 같은 궁금증도 공유하게 된다.

어거스터스는 [장엄한 고뇌]를 쓴 작가 비서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비서 또한 답장을 보내왔다. 함께 편지를 읽고 헤이즐도 메일을 쓰게 된다.

 

 

 

"안나의 엄마는 어떻게 되었는지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네덜란드 튤립 맨과 결혼을 했는지, 다른 아이를 낳았는지, 아니면 917 W. 템플 가에 계속 살았는지 등등이요.

또 네델란드 튤립 맨은 사기꾼이었나요, 아니면 정말로 그들을 사랑했던 건가요? 안나의 친구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특히 클레어와 제이크요. 그 애들도 계속 잘 사귀었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게 선생님께서 독자들이 물어보기를 항상 바라셨던 깊은 생각 끝에 나온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햄스터 시지푸스는 어떻게 되었나요? 이 의문들이 몇 년이나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답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오래 남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로 [장엄한 고뇌] 작가인 피터 반 호텐 작가로부터 암스테르담에 오면 자신을 꼭 방문해 주기를 바란다는 답장을 받게 된다.

그렇게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모험이 시작된다. 

 

 

 

 

 

존 그린

 

 

존 마이클 그린은 미국의 작가, 유튜버, 팟캐스터, 자선가이다. 그의 책들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책들 중 하나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부 이상이 인쇄되었다. 그린의 빠른 명성과 독특한 목소리는 젊은 성인 소설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난 그린은 앨라배마주 버밍엄 외곽의 기숙학교에 다니기 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자랐다. 그는 케년 칼리지에 다녔고, 2000년에 영어와 종교학을 복수 전공으로 졸업했다. 그리는 그 후 어린이 병원에서 학생 목사로 6개월을 보냈다. 그는 자신의 길을 다시 생각했고 첫 소설을 쓰는 동안 시카고의 북리스트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의 데뷔 소설 [알래스카를 찾아서]는 프린츠 상을 받았다. 

 

그린의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책은 독자들의 열정적인 팬층을 만들어냈고 2년 넘게 10위권 안에 머물면서 뉴욕 타임즈의 어린이 장서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1위로 데뷔했다. 2014년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가 '안녕, 헤이즐'이라는 영화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해, 그린은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목록에 포함되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에스더 얼이라는 소녀에게서 영감을 얻어 쓰게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둘은 2009년 해리포터 컨퍼런스에서 만나게 되었다. 에스더 얼와 헤이즐의 가장 명백한 유사점은 대부분 산소 탱크와 암(갑상선)처럼 표면적인 것들이다. 또한 그는 어린이 병원에서 학생 목사로 일하면서 이 책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

 

 

 

 

 

느낀 점

 

 

처음에는 암에 걸린 소녀의 이야기구나 하고 읽었다. 

5페이지를 넘겼을 땐, '안녕, 헤이즐'이구나! 하고 바로 알게 되었다. 

 

나는 책 보다 영화로 봐서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정해진 결말이라 그런지 책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무거웠고, 평소 속독처럼 빠르게 읽어가던 내 습관과는 다르게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엄청 천천히 단어 하나하나 소중하게 읽혔다. 

이미 캐릭터는 영화에서 봤던 배우들로 생각이 나서 소설을 읽는데 더 몰입하게 되었던 것도 천천히 읽은 이유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이미 결말은 알지만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한대로 늘리고 싶어서...

책을 보면 볼수록 영화가 얼마나 완성도를 높게 만들었는 지도 느끼게 되었다. 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영화도 책 내용을 정말 잘 살려서 찍은 것 같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주인공인 헤이즐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죽음. 아픔. 고통. 모든 것이 끝나고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헤이즐이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픈 주인공이 영원히 퇴장하고 나면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어떨지였다. 

 

 

 

 

내 인생 대부분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데 소모되었기 때문에 어거스터스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았다. 이를 악문다. 고개를 든다. 사람들이 내가 우는 걸 보면 상처받을 거라고, 내가 그들의 삶에서 '슬픔'이라는 존재 밖에는 되지 못할 거라고, 단순한 '슬픔'으로 전략할 수는 없으니까 울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천장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말하고는 목이 메는 상태라 해도 어쨌든 울음을 삼키고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쳐다보고 미소를 짓는다.

- 226쪽 -

 

 

 

 

헤이즐은 아픈 자신을 폭탄이라고 생각했다. 자기는 곧 터져버릴 거고 터지고 나면 주변 사람들이 파편에 맞아 고통을 받게 될 거라고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집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이 부분을 읽고 2년 전 키우던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큰언니가 엄청 힘들어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언니가 혼자 미국 유학을 할 때 서로의 곁을 지켜주던 고양이. 유학생활이 끝났을 때 두고 올 수가 없어서 한국에 데리고 왔던 고양이. 그 고양이도 헤이즐처럼 폐에 문제가 생겨서 산소를 직접 공급해 주어야 했다. 하지만 사람과 다르게 고양이들은 인위적인 치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양이가 24시간 동안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24시간 동안 3교대를 돌면서 고양이가 일로 움직이면 따라가서 산소를 코에 대주고 절로가면 절로 가서 산소줄을 코에 대주면서 몇 달의 시간을 보냈다. 벚꽃이 만개한 아주 이쁜 계절에 사랑스러운 이쁘니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큰언니는 충격으로 과호흡도 왔었는데. 아무래도 함께 지낸 세월을 보면 언니가 당연히 더 힘든 것도 맞지만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표현으로 바꿔서 전쟁에서 수류탄이 날아오면 폭발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희생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쁘니가 터지기 직전 그 역할을 한 게 큰언니라 언니가 제일 크게 타격이 온 게 아닐까 하고... 

 

 

이 책을 사랑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슬프고 슬프고 또 슬퍼야만 하는 장면에도 유머가 있었다.

내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비슷한 것 같아서. 

가까이서 보면 당장 힘들고 죽을 것 같은 일도 멀리서 보면 정말 별일 아닌 것처럼.

결국에 일어날 일이라면 그걸로 힘들어하기보단 멀리서 바라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작이 두 눈을 잃게 되었을 때 어거스터스가 했던 말처럼

 

 

 

"넌 네가 아직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상적인 순간과 끔찍한 순간으로 가득한 길고 멋진 인생을 살게 될 거야!"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수학 이야기를 할게요. 전 수학자가 아니지만, 이건 알아요. 0과 1 사이에는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0.1도 있고 0.12도 있고 0.112도 있고 그 외에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죠. 물론 0과 2 사이라든지 0과 100만 사이에는 더 '큰 ' 무한대의 숫자들이 있습니다. 어떤 무한대는 다른 무한대보다 더 커요. 저희가 예전에 좋아했던 작가가 이걸 가르쳐 줬죠. 제가 가진 무한대의 나날의 크기에 화를 내는 날도 꽤 많이 있습니다. 전 제가 가질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숫자를 원하고, 어거스터스 워터스에게도 그가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숫자가 있었기를 바라요. 하지만, 내 사랑 거스, 우리의 작은 무한대에 대해 내가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로 다할 수가 없어. 난 이걸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거야. 넌 나한테 한정된 나날 속에서 영원을 줬고, 난 거기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 - 헤이즐 (272쪽)

 

 

 

 

 

"하지만 그 애의 손은 여전히 그 애의 손이고, 여전히 따뜻하고, 손톱에는 짙은 파란색이 칠해져 있었죠. 난 그냥 그 애의 손을 잡고 우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려고 했어요. 잠깐 동안 난 그 애가 먼저 죽어서 나 역시 죽어간다는 걸 절대로 모르길 바라는 착한 사람이 됐죠. 하지만 그러다가 우리가 사랑할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소망을 하게 됐죠. 난 나만의 상처를 남긴 거예요.

(중략)

난 그 애를 사랑해요. 그 애를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정말로 행운아예요. 반 호텐.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 어거스터스 (324쪽)

 

 

 

 

 

서로가 사랑하게 된 순간 자신의 꿈이 아닌 서로의 꿈을 꾸며 미래를 그리게 된다. 누구든 한 번쯤 경험이 있었을 것이고 아직 없다면 곧 생길 것이다.

같은 속도의 시간을 살면 상상하던 미래가 현실로 변하는 마법을 함께 볼 수 있지만 다른 속도로 가는 시간이라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이라면.. 내가 함께 하지 못하게 되는 그 미래가 엄청 궁금할 것 같다. 헤이즐이 안나의 뒷 이야기가 궁금했던 건, 안나가 죽은 이후에 그 주변사람들은 그녀를 애도하며 반 호텐처럼 절망에 빠지게 될지, 아니면 슬픔을 딛고 일어서서 잘 살아갈지.. 궁금해서 인 것 같다. 

헤이즐은 자신이 나중에 터지더라도 그 파편을 맞은 사람들이 극심한 부상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자신의 삶을 건실하게 잘 살아가길 바랐으니까..

 

 

 

 

책도 영화도 너무 완벽해서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책의 매력은 끝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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